일상/일상다반사

지나친 호기심

햇살가득한 2007. 2. 26. 23:29
지나친 호기심
번호 : 997   글쓴이 : 김삿갓
조회 : 99   스크랩 : 0   날짜 : 2004.07.12 22:40
장호원에서 예고도 없이 이것 저것을 찔끔찔끔 사다보니 지폐라곤 달랑 천원이 남았었다.
그 때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으니 며칠 전에 맡겨 논 드라이 옷!
이왕지사 장호원까지 나왔으니 나온 김에 찾아가고 싶었으나 달랑 천원이라.
그 때 또 머릿속을 유성처럼 빠르게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으니 그건 오래전 이장님이 짠돌이 노하우에 관한 글을 올려 놨던 게 생각났다.
그것은 "은행 문 닫은 뒤 수수료를 내지 않고 현금을 인출하는 법"이었는데, 그걸 시험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난 좀 남의 말을 잘 안 믿는 못된 성격이 있는지라, 확인도 할 겸 한 번 더 걸음하는 번거로움을 막을 겸 24시간 인출되는 농협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리고는 3만원부터 시작되는 메뉴판을 무시하고 인출액 일만원을 눌렀다.
"흠! 그렇지."
일만원 밑에 수수료에는 "0"원이라고 찍혀있는 게 아닌가?
그걸 일단은 뽑고 나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진짜 일만원만 수수료를 안 받을까?
그 이상은?
하, 여기서 나의 호기심은 그쳤어야 하는 것을.
다시 카드를 넣고는 3만원부터 시작되는 메뉴판에서 3만원을 손으로 꾹 눌었다.
"찌리리리릭"
글자를 인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창이 뜬다.
"명세표를 받으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인출액 3만원 밑에는 수수료 5백원이 붙어 있었다.
명세표를 누르지 않는다면 스스로 취소할 거란 생각에 팔장을 끼고 카드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현금 뚜껑이 열리며 3만원이 철커덕 나온다.
아, 왜 갑자기 이런 말이 생각나는 걸까?
지나친 호기심에 손해보는 김삿갓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