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무제
햇살가득한
2007. 2. 27. 00:14
무제 | |
번호 : 2446 글쓴이 : 김삿갓 |
조회 : 141 스크랩 : 0 날짜 : 2005.04.22 22:36 |
미술 전시관엘 가면 흔히 붙어 있는 제목란에 "무제"라고 붙어 있는 걸 본다. 나같은 미술에 문외한이야 제목이 붙어 있으면 그 쪽에 맞춰 작품을 이해하려고 하니 어쩌면 제목 없는 작품이 내겐 더 포괄적이고 자유스럽게 감상을 하게 한다. 쏠로방에 글을 쓰려고 하면서 제목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심정이 미술 작가의 생각과 같아서 일까? "니 얼마나 잘랐어?" 라고 제목을 생각했다가 "니 뭐가 그리 부족한대?" 라고 했다가 이도 저도 아니어서 말줄임표를 찍어 놨다가, "쏠로는 독종" 도 생각해 봤다가 하여튼 제목을 정할 수가 없다. 무슨 글을 쓰려고 이리 서두가 장황할까? 내 얘기를 쓰고자 하지만 나한테 돌을 던질 사람이 또한 몇 명이나 될까 감히 헤아려 보기도 하면서. 내가 잘 나서 흔히 말하는 눈이 높아서 결혼을 안했을 수도 있다. 또는 내가 너무 부족한 게 많아서 결혼을 안했을 수도 있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은 물론 양쪽 가족관계를 끌어 안아야 하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테고. 어찌보면 이것은 자기의 능력 부족일 수도 있겠다. 하여튼 이렇듯 저렇듯 따지자는 게 아니다. 문제는 쏠로로 인하여 다가오는 위험-이것은 외로움을 넘어선 일종의 공포-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자격지심이라고 여긴다면 반박하고 싶다. 여긴 호주제가 이제 막 폐지되기 시작한 대한민국이라고. 남편의 든든한 백은 직장에서도 발휘되고 안사람이 날이 서게 다려 준 와이셔츠에서도 든든한 백은 작용 될 것이다. 조금 전에도 화장실엘 다녀왔다. 며칠전부터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뭘 잘못먹었나 되짚어 봐도 같이 먹은 사람은 멀쩡한데 나만 이런 건 뭐가 문제가 있다싶어 슬슬 겁이 났다. 열이 나고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집안 식구들을 떠올려 봤지만 멀리서 걱정만 할테고 119? 이건 좀 이른 것 같고 급기야는 아프다고 친구한테 문자를 막 보내고 돌아섰는데 결국엔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토해버렸다. 쏠로라도 자식이나 부모형제라도 누가 옆에 있어준다면 좀 의지가 될텐데 벼랑 끝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같이 홀로 사는 쏠로님네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뿌리까지 들썩이며 흔들리는 소나무처럼 조금만 아파도 이리도 늘어지는 것을. 뭐 그리 잘났다고 버틴답니까? 또 뭐 부족한게 있다고 손을 그리 내 젓습니까? 갑시다. 장가든 시집이든. 모두들 속이 울렁거릴 때 등을 토닥여 줄 수 있고 물 한 컵 가지러 가기 힘든 때 손에 쥐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