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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로에게 더 필요한 것 - 텃밭

햇살가득한 2007. 2. 27. 00:25
쏠로에게 더 필요한 것 - 텃밭
번호 : 2615   글쓴이 : 김삿갓
조회 : 243   스크랩 : 0   날짜 : 2005.06.04 22:44
 
혼자라서 불편한 것중의 하나는 소량을 팔지 않는다는 거다. 
해물탕이 먹고 싶어 온갖 해물을 얹은 바구니의 것도 혼자 해 먹기엔 너무 많다.  
그렇다고 해물탕을 1인분 시켜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슈퍼 옥수수, 슈퍼 황소, 슈퍼마켓......
점점 더 큰 것을 원한다. 
무를 깔고 쑥갓을 넣은 뒤 칼칼하게 고추가루를 풀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에
얼려 둔 게를 녹으라고 꺼내 둔 뒤에 시장엘 갔더니
무가 엄청스레 큰 거다. 
가격은 1,200원했지만 10분의 1만 있으면 될 무 때문에 남은 무로는 깍두기를 한대도  
하여튼 다 먹을 수 없는 양이다. 
가게를 몇 군데를 돌다가 결국은 사지 못하고 무를 넣지 않은 게탕을 끓인 적이 있었다.
난 오늘 내 텃밭에 가서 장을 봐 왔다. 
저녁거리는 야채 비빔밥.


한 두 잎씩 뜯었는데 10가지나되니 오히려 너무 많다. 
쌈장에 참기름도 넣고 쓱쓱 비볐는데
어? 이 맛은 뭔 맛이래?
한 번 씹으니 케일맛,
혀로 돌려서 다시 씹으니 이번엔 갓잎이 부서지는 소리.
사악.
이번엔 겨자잎이 으깨져 콧구멍으로 역류하는 매운 맛. 
뭐, 그리 먹었다는 야그.
이거 만약 대형 마트에 가서 사다간 눈총 깨나 받았을 거다. 
겨자잎 1개 비닐에 넣고, 케일도 1개 넣고, 쑥갓 1개, 순무 1개......
하여튼 텃밭을 가꾸는 건 사먹을 때와는 달리 농부의 땀방울을 버리지 않아서 좋구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서 좋구,
진한 향내 나는 야채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씻을 때 두 눈을 이파리 뒷면을 볼록렌즈로 태우듯 잘 봐야 한다. 
벌레나 알이 내 몸속에서 살지 않게 하려면.  
그나저나 이 쪽파 언제나 다 까나.   
식초 간장에 절여 먹으려고 하는데.

내 텃밭을 살짝만 공개 할까나? 
오이는 모레 쯤이면 먹을 수 있을까?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