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천연염색한 천 같은 사람
햇살가득한
2007. 2. 27. 21:53
2007.02.22 22:56
"방외지사" 라는 정신세계원에서 펴낸 책이 있다.
겉 표지에 이렇게 책을 요약 소개하고 있는데
살고 싶은 대로 한 번 살아보자!...
설 즈음해서 알고 지내던 김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이번에 명예 퇴직을 하셨댄다.
"왜 제가 다 서운해 지죠?"
했더니
"뭐가 서운해. 이제 자유의 몸이지."
하시며 껄껄껄 웃으신다.
순간 책꽂이에 꽂혀진 방외지사 생각이 퍼뜩 난다.
교사생활 30여년은 하셨을테고 거기에 아이들을 보고 살아오신 분.
이번주 토요일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점심이나 하자고 집으로 불러주시니
교육장이나 장학사들, 기타 그런 한 가닥 한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서
선생님 답다고 생각하며 가겠다고 했다.
요즘 신참내기들이 승진줄을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그 쪽에 줄을 서느라 아이들은 뒷전이라며
젊은 후배를 꾸짖었다는 말씀을 언젠가 하셨었다.
분명 선생님도 교육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외지사였으리라.
뭘 선물해야 할텐데.
염색은 스테비아님이 해 주신걸 이리저리 오리고 꿰매어 생색은 내가 다 낸다.
염색을 하고 나면 팔이 빠지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도
묵직한 재단 가위로 천을 뚝뚝 끊어 주시던 스테비아님,
그 정성을 알기에
단 1cm 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애를 쓴다.
이 색깔 저 색깔 오려 붙이며
사람도 이렇게 아껴가며 제 자리에 쓰인다면 얼마나 알찬 사람일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