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내 친구집은 어디일까?

햇살가득한 2007. 9. 27. 20:30

어쩌다가 전화통화나 문자를 보낼 때 존대말을 쓰다가

슬그머니 말을 놓곤 하는, 왕래가 잦지 않은 친구가 있다.

3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 때

옆 침대를 차지하고 들어온 여자.

집이 부산이라 문안 올 사람도 없는데

어쩌다가 교회 사람들이 다녀가곤 하였다.

보통 병실에서 만난 사람들은 병실 문을 나서면 그만일텐데

나는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에 속도를 낸 차 속에서 가요를 큰 소리로 따라 부르고 있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은 이랬다.

남한강변을 따라 비포장길로 덜컹거리며 가야 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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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요양원에서 할머니 뒷수발을 들고 있는 친구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역시 맨얼굴의 내 손을 잡아 주었다.

나가서 밥을 사주겠다고 하면서도 

된장찌개를 좋아할 것 같다며 된장을 듬뿍 넣고 버섯을 넣어

작은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내왔다.

밥을 먹다 말고 친구는 할머니 기저귀를 갈아 주러 갔었고

우린 남자 얘길 하면서 낄낄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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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 까만 튜브 하나 던져서

거기에 올라타 마냥 흘러 가고 싶기도 하다.

 

밤을 주우러 갔다.

아는 집이라 얘기를 하면 된다면서 그 집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다.

일부러 심어 놓은 밤이라 주워서 팔아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주워가면 안 될 것 같았지만 친구를 따라 밤알을 주웠다.

윤기나는 알밤을 줍는 즐거움은 크다.

이게 알밤이 아니고 콩알이었다면?

아, 싫다.

 

거의 반자루를 주웠을까

할머니가 뭐라 하시며 올라 오신다.

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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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가려주길 바랬지만

이 친구 내 핑계를 대는 걸 보니

마냥 떳떳하지만은 않은가 보다.

한 소리 들을 것 같아 멋적어 하면서 인사를 드렸다.

"내, 올라 오는 것 다 봤어."

할머니는 언덕배기에 걸터 앉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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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 싸만코다.

딱 세 개를 가져 오셨다.

순간 야단맞으려고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며

'붕어가 통통해요'라는 말을 

'인정이 통통해요'라고 맘속으로 잽싸게 바꿔 읽었다.  

 

할머니는 더 주워 가라고 하셨지만

우린 무게가 느껴지는 밤에 만족해 하며 그만 줍겠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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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다.

전에 밤을 사려고 만지작거리다가 내려 놓았었다. 

왠지 밤알은 인정이라 생각했기에. 

좀 다른 길을 가겠다고 비닐 하우스를 기어 오르고 있는 호박넝쿨이 별나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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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기 때문에 욕심이 나서

용기를 내어 하나 얻은 호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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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20장 정도만 뜯을려고 했었다.

돼지고기에 두부, 양파, 당근을 다져 넣고 양념하여

튀기는 것도 맛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깻잎 따는 손놀림이 빨라 졌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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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했던 소꿉 놀이가 떠올랐다.

딸이 있다면 흙에 물을 부어 이런 밤수저로 저어 커피도 만들어 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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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친정에 간 딸에게 엄마가 이것저것 싸주듯

고구마를 한 봉지 건넨다.

요양원 살림이라 눈치를 보면서...

 

친구네 집 마당가에 구부러진 길을 따라 백일홍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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