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어흐, 여그는 이리도 추운데.

햇살가득한 2008. 10. 23. 23:11

바람도 씨게 불어

대문도 덜컹거리고

 

마당에 노랗게 익어가는 호박

추워 어는거 아닌지 몰러.

이 글 다 쓰고 옷 좀 입혀 주고 와야겠다.

글고 보니

잔치국수 말아 먹는다고 키우는 박도 단도리 해줘야겠고. 

 

한 상자 되는 고구마는 다 수확했지만

어제 처마 밑에 널고 출근했디만

비바람에 젖어 마루로 끌고 들어왔다.

 

대추 나무도 잎을 떨구고

한 해에 두 번 홀씨를 날리는 흰민들레도

이미 이사 갔을지도 몰라.

 

겹겹 주황비늘처럼 꽃을 피운 백일홍을

항아리 가득 꽂아

마루에 들여 놓고

장농속의 주황빛 원피스와 견주어 본다 

 

이 밤중에 손전등 들고

애호박이 떨고 있는지도 보러가야겠다.

 

이제 꽃봉오리 가득 단 국화들은

서리내릴 그 날을 오소소 떨며 기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