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햇살가득한 뜰
햇살가득한
2010. 5. 17. 08:10
넓은 벌판을 고루 비추는 햇살은 무무공방 입구 작은 꽃에게는 노랑의 색깔로 살게 한다.
햇빛을 욕심껏 들여 놓고 싶은 쥔장은
통유리의 무게를 이겨내며 창을 달고
밤새 문짝을 짰다.
햇살이 좋아 자꾸 뭘 널고 싶어진다.
이불도 담장에 널고 싶고
옷가지 죄다 모아 세탁기 돌려서 빨랫줄에 나풀대게 하고도 싶다.
차실에 있던 걸레를 빨아 나무에 걸쳐 놓고
이를 닦은 칫솔도 일광욕 하듯 뉘어 놓는다.
내 등도 햇빛에 맡겨 놓고
개미굴도 쑤셔보고
물기마른 웅덩이 달팽이들의 목마른 소리도 들어본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마가릿 꽃에게도 눈길주고
슬슬 걸어서 찔레꽃 순도 꺾어 껍데기 벗겨 먹고
씅애똥 줄기 뜯어다 소에게 시식도 시키고.
네모로 잘라진 햇살은 조롱박을 넘고 찻잔을 돌아 차실을 기웃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