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산책(새재고개에서 두물머리 걷기)
혼자 길을 나선다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좀체 습관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왁자하니 길을 나서는 것 또한 즐겨하지 않으니
여러 명 속에 섞여 혼자 걷는 것은 나름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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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동무가 있으면 가벼운 이야기로 웃음을 나눌 수도 있고
꽃이나 산딸기가 마중나와 있으면 관심도 가져 준다.
개망초 꽃은 소꿉놀이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사금파리에 흙을 담고, 이파리를 뜯어 담은 뒤 흰 꽃잎은 미원이라며 뿌리고
노란 가운데 꽃술은 깨보숭이라며 반찬에 솔솔 뿌려 밥상을 차리기도 했다.
꽃잎을 통째로 따 사금파리에 담으면 그대로 계란 후라이가 되었다.
그때 아빠 역할을 하던 키 작은 태준이는 어디서 뭘 하며 살까?
진흙탕에서 줄기를 올려 피어난 연꽃은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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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대고 안내 방송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메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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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힘으로는 혼자 서지는 못하고 다른 나무나 건물을 슬슬 기어 오르는 능소화는 초록이 지천인 여름에
눈을 환하게 해 주는 꽃이다.
꽃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래서 꽃을 주워 모자에 꽂고는 얼른 손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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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사는 운길산을 굽어보며 물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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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는 틈을 타 아송님의 철로 곡예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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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갈래"
영화의 한 장면은 아니더라도
옛날의 추억이 떠오르며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내가 나이를 들었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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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제비들이 전선줄에 모여 앉은 것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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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도손 모여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는 그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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