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내가 결혼했다.
영화는 봤지만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영화를 보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딴짓거리를 하고 있었으니까.
다시 책을 읽었다.
영화와 책으로 볼 정도로 다시 되짚고 싶었냐구?
최근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이 되고 싶다는 어떤 남자의 발상이 궁금해서, 조카방에 굴러다니길래 읽은 것 뿐이다.
겉장을 넘기니 박현욱 작가의 프로필과 사진이 있다. 장난기 섞인 입가의 미소가 이 책의 분위기를 말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그대로 들어맞아 '이거 자리 깔아야 되는 거 아냐?' 하는 과한 상상까지 해댔다.
그는 언어유희를 즐기고 있었고 그게 싫지 않게 느껴졌고 심각해야 할 아내와 아내의 두번째 남편을 무겁지 않은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읽으며 나는 축구에 대해 참 모른다는 생각.
축구 뿐 아니라 모든 운동 경기의 규칙은 물론 관심도 없다는 것.
축구는 그저 공을 몰고 상대방 골대에 넣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그 안에 어떤 규칙이 있고, 어떤 작전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채 국가전을 할 때는 그래도 새벽에 일어나 보는 것은 애국심의 발로(?)라고 여길 뿐이라는 것.
축구 경기를 인생에 빗대어 서술한 소재가 독특하다. -독특하다는 건 내가 소설을 전혀 읽지 않기 때문에 요즘 소설의 흐름을 모른다는 것.-
세 번째 남편이 되고 싶다는 사람의 발상은 아내로부터 지나친 책임감, 의무감의 무게를 느끼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약간의 결혼이라는 구속을 혹은 여자를 가볍게 만나고 싶어한다고 나름대로 해석한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은 친구 사이같은 관계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