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독서+영화

책-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햇살가득한 2011. 6. 4. 23:26

 

요즘은 아무 생각없이 산다. 뭘 이루려는 열정도 없고 책도 읽지 않는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대충 살펴 보자. 어렸을 때는 주로 정의에 불타는 애국심에 관한 것이나 옳곧은 선비에 관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대 때는 주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주로 여자의 삶에 관한 내용들. 예를 들면 김정순의 수채화처럼...(더 이상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한비야,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에 관한 내용을 쓴 여자(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등등.

내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이었기에 주로 그런 책들을 읽었고 실제로 개척하려 애를 썼었다. 

뒤늦게 들어간 대학에, 우여곡절 끝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참 많은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제 안정권에 들고 보니 나태함에 빠져 산다는 거다.  

수업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좀 더 재미난, 유익한 수업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야지 하면서도 마음뿐이다. 늘 게으르다. 뭔가 단절을 가져와야 할 것 같아서 휴직도 생각해 본다. 어자피 20년 넘게 이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잠깐 좀 쉬어 가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좀 더 마음을 다지고자 혼자서 장기간 걷기를 해 볼까 하는 마음도 있다. 또 글 쓰는 것과 자꾸 멀어지지만 그래도 씨앗이 썩지 않고 있다고 믿고 싶다.

  "울지마 톤즈"의 극장판을 다운 받아서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아이들의 장래에 대한  진로교육 내지는 봉사에 대한 교육의 자료로 삼고자 했는데 늘 그렇듯 아이들의 집중력은 단 3분을 넘기지 못한다. 나 혼자 눈물이 맺히고 감동하고 그랬다. 

그래, 봉사라는 게 뭐 다른 나라에 가서 해야 봉사냐? 꼭 의사여야만 봉사하는 건 아니잖아. 지금 있는 아이들. 내 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봉사를 하자. 더불어 월급까지 받는데 이 보다 좋은 봉사가 어디있겠냐며 마음을 다져 먹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다음 수업시간에 나의 이 다짐은 깨지고 말았다. 여지없이 수업시간에 튀어 나오는 애들에게 짜증을 냈기 때문이었다.

  요즘 심각하게 나의 존재감에 대하여 생각한다. 하기사 늘 생각하는 화두이긴 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지만 지금 현재로서의 삶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삶이 그냥 밋밋하다.  안정된 테두리 안으로 들어 오고 난 뒤의 안도감이랄까. 공부를 놓은지 만 3년이 지났다. 스스로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하고,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다른 사람도 돌아보는 삶.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고민할 것이 아니라-고민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되어 왔으므로-실천할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