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소소한 즐거움

햇살가득한 2011. 10. 7. 19:42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욕심이 많긴 하다.

특히 투박하게 구운 도자기를 보면 맘이 더욱 동하는데

차를 마시는 까페에서 사행시를 올려 선정되면 상품을 준다길래

정말 아래 상품에 눈이 어두워 4행시를 지어 올렸다.

나도 천연염색한 찻잔 받침을 경품으로 한 점 내 놓고

아래 상품을 오늘 받았다.

보고 또 봐도 이쁘고 뿌듯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요놈을 학교에 갖다 놓고 

아침에 차를 우려 마실 생각이다. 

출근해서 컴퓨터 전원 켜고 물 떠다가 찻물 올려 놓고

그리고 숙우에 차 몇 잎 넣고 기다리다 보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교실문을 들어설 거다.

컴퓨터 모니터에 온통 눈을 빼앗기지 말고

아이들에게 눈길 맞추고 차가 우려지기를 기다릴 거다.

자습하라고 잔소리도 좀 하고

아이들 사이를 한 바퀴 돌아 내 자리에 앉아 차를 마셔야겠다. 

목도 풀고 아이들과 눈도 맞추고. 

 

 

 

저녁때 3살 된 손주조카녀석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무함무니" 하면서. 뭐라고 종알종알 거리더니 "안녕"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안녕은 헤어질 때 하는 건줄 아는 녀석은 내가 안녕이라는 말만 해도 얼른 끊어서 녀석과 통화를 좀 더 하려면 다른 말을 걸어야한다. 

"준비 됐나요?"

하면 

"네. 네. 네네네."

하며 어린이집에서 배운 대꾸도 할 줄 안다. 

조카는 3째를 그것도 또 연줄 남자 아이를 임신해서,

옛날 시절 같으면 녀석을 달래서 내 자식으로 삼고 싶다만.

이따금씩 재롱을 보러 가는 수밖에. 

지난주 한글 스티커 붙이는 걸 옆에서 같이 했더니 라디오만 보면 

"이모 할머니"를 부른단다.  

이러한 소소한 것들이 생활의 재미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