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꿰매고

의자 등받이 덮개

햇살가득한 2012. 6. 16. 22:43

 

작년 여름에 만든 발.

 

김춘수님의 꽃을 패러디 한

 

                                                         

  

                                                                               -햇살가득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그는 다만

   천 쪼가리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가위를 들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발이 되었다.

 

 

 

   내가 천 쪼가리를 박은 것처럼

   나의 이 공허함을 채워줄

   누가 나의 친구가 되어 주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발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오늘은 의자에 걸쳐 놓을 등받이 발(?)은 아닌 것 같고. 

방석도 아닌 것 같고. 뭐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걸 만들었다.

 

이사를 너무 많이 다녀서

내 집을 짓게 되면 거기에 맞게 가구든 소품이든 구해야겠다며 미뤄뒀다가

며칠전 컴퓨터용 의자를 샀다.

 

 

 

난 연두색이 좋다.

발을 떠올리고 의자도 연두색으로 사고

발과 세트로 등받이까지 연두색으로.

여름용 방석도 하나 만들어야 할라나...

연두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