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마음이 불편하다

햇살가득한 2014. 2. 11. 23:12

11월달엔 그랬다.

공기만 좋으면 엄마는 3~4년이라도 더 살 거라고.

원래 자립심 강한 엄마니까 아픈 병도 이겨내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강릉에 가서 소꿉놀이마냥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사시길 바랬다.

 

이번 한 달여일간의 휴가는 1박의 여행도 없이 집에 있었다. 

여행이 있긴 했지만 엄마를 모시고 온천을 다녀 오는 걸로.

겨울이 되어 길이 미끄러우니 엄마는 아예 집에 들어 앉아 꼼짝을 안하셨다.

심지어 설날이 되어서는 일어서는 게 엄두가 안 난다며 3층을 걸어 내려가 

오빠네 집에 가지를 않았다. 명절을 챙기지 않는 건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식사한 자리에서 그대로 옆으로 누워 갓 태어난 아기마냥 잠을 내리 자다가

다시 식사를 하시고는 다시 그 자리에 누워 주무시기.

아팠던 배가 더 아프다고 하여 병원 진료를 했건만 오늘 결과는 과민성이란다.

암과는 관계가 없는.

 

강릉으로 전출을 내고 두 달이 된 후의 상황이 이렇게 변한 거다.

엄마를 위해(내 개인적 이유도 있었지만) 강릉으로 옮기려고 한 것이

이젠 옮기면 안 되는 이유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