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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난 자리의 쓸쓸함
햇살가득한
2014. 5. 6. 23:19
희정이네 식구는 저녁으로 삼겹살을 구워먹고 어제 밤 9시경 떠났고
엄마는 약을 안 가져와서 간밤에 진통으로 오늘 가셨다. 오늘 밭에 들깨모종을 부어준다길래
도립대학에 아침마다 운동하는 소나무 숲길을 함께 산책했다. 들깨모종을 뿌리고
머우도 몇 뿌리 캐서 가셨다. 머우는 성남에 심을 거란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엄마마저 떠나고 나니 집은 다시 휑 비었다. 피곤함에 낮잠을 두 시간 자고 나니 6시가 되어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서울에서 10시간 걸려 바닷가 빽빽히 몰려 들었던 차들도 평일처럼 겨우 두어 대로 한가했다.
주문진에 사는동안 이처럼 어쩌다 찾는 사람이야 낭만이지만 썰물처럼 빠져나간 집과 바다로 마음마저 휑해지는 건 앞으로 내 몫일 것이다.
그러면서 그 마음 잡아 맬 단단한 심지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도로는 솔숲으로 이어져 경포대까지 갔다왔다.
왕복 두 시간.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지우며 혼자 사는 삶이 역시 무미건조함을 다시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