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볶고
화전만들기
햇살가득한
2015. 4. 7. 21:43
옛 우리의 조상들은 본격적인 농사에 앞서 한식이면 진달래꽃을 따서 화전을 부쳐 먹었다고 한다. 아낙네들이 모여 산과 들로 다니며 바람도 쐬고 꽃을 따서 동네 어느 집에 모여 화전을 부쳐 먹으며 재미난 이야기도 오고가고 서로 친하게 지냈을 것이다.
우리 3학년도 봄을 조상들의 풍류를 알아보고 1년을 잘 지내 보자는 의미로 화전을 부쳐 먹기로 했다.
일단은 학교 건물 뒷편에 쑥과 제비꽃을 뜯었다.
진달래꽃은 내가 산에서 진한색만을 골라서 따오고 방앗간에서 쌀 방아 찧어오기, 꿀 등 준비물 챙기기는 2반 선생님과 함께 했다. 학부모가 한 분씩 도와 주셔서 수월하게 잘 끝났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화전을 부친다. 후라이팬에 살짝 덴 아이들은 미리 준비해 둔 얼음물에 얼른 손을 담갔다.
우리반 맏딸같은 해솔이는 자기 것을 다 부치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하고 주변 정리까지 잘 한다.
말 많은 남자들은 한 번 5분 정지를 먹었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예쁘게 전을 부쳐냈다. 몇 년 째 해 보지만 학급당 인원수가 적을 수록 아이들이 받아 들이는 학습량이 많은 듯 하다. 그만큼 잘 했다는 뜻.
아이들은 역시 단 것을 좋아할듯해서 꿀을 발라주었다. 아침을 먹고 왔을텐데 아이들은 8개 정도되는 화전을 다 먹었다. 지영이는 동생들 갖다 준다며 자기 것은 먹지 않고 친구한테 2개를 얻어 먹었다. 기특한 녀석이다.
아이들이 맛있고 재밌다고 하니 성공한 수업인데, 그런데 나는... 준비부터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