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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사는 이유

햇살가득한 2015. 7. 14. 22:00

태풍의 영향으로 그제 비가 오고 어제 날이 쾌청한 것이 바람도 제법 세게 불었다.

이런 날은 바다를 구경하러 나가야 한다. 

아침을 먹고 책 한 권을 들고 주문진 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소돌 아들바위에는 출근하기 전에 아침 운동으로 한바퀴 돌고 가는 곳. 

소돌에서는 문어도 나오는데 나도 살면서 문어 한 마리 좀 잡아 봤으면 좋겠다. 

 

 

 

주문진 바닷가 솔밭으로 갔다.

어깨에 의자를 둘러 메고 목발을 짚은채로 아주 힘겹게. 

다리가 좀 편하다면 그래서 화장실에 갔다 오는게 문제 되지 않는다면 

돗자리 펴 놓고 놀다 갔으면 좋으련만. 

의자에 앉았더니 엉덩이 모양으로 의자가 오목하게 들어간다. 

모자를 벗어 놓고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갈퀴처럼 만들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손가락 지나가는 자리마다 솔바람이 파고들어 시원하다. 

 

 

작년에 아이들과 텐트치고  솔방울 모아 숯불을 피워 쏘세지를 구워 먹은 곳.

여름 한달동안 피서객들이 몰릴테고 난 그들에게 자리를 내 주고 여름이 끝나갈 즈음 아이들과 놀아야겠다.  

 

 

 

낮은 구름이 빠르게 이동한다. 

파도가 높은 날은 바다 색깔이 흑빛인데 오늘은 짙은 파란색이다. 

비가 몇 번 오더니 벌써 바다 색깔이 짙은 파란색이 되었다.

바다 색은 옅은 파란색으로 5, 6월 때가 가장 이쁘다. 

 

 

수평선을 보면서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한가롭게 앉아 있는 나는 

새삼 직업이 있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최고의 도시 강릉에 사는데 이따금씩 허허로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