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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 좋다-1. 도루묵
햇살가득한
2015. 12. 9. 23:23
작년에 몰랐는데 올해 학교 아저씨가 도루묵을 욕조처럼 큰 다라이에 하나 가득 잡아 오시며 한 봉지씩 나눠주셨다. 세상에나.
그래서 퇴근하면서 바로 주문진 항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통발을 던져 놓기도 하고 뜰채로 뜨면 몇 마리씩 뜬다.
신기해서 어슬렁 거리는데 아래 아저씨가 도루묵을 구워 주며 먹으라 한다.
처음 보는 아저씨다.
자기는 휴가를 내고 왔다고 했다.
서너 마리 얻어 먹고 차에 있던 아침에 구운 빵 몇 개를 드렸다.
일요일이다. 저녁거리로 뭘 할까 하다가 도루묵 찌개나 끓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문진에 살면서 도루묵을 사러 간다는 건 안될 일.
봉지 하나를 주머니에 구겨 넣고 영진 바다로 갔다. 여전해 도루묵 잡는 사람들이 많다. 한 망을 건져온 사람에게 저녁거리로 10마리만 주세요. 했더니 이만큼 준다.
입이 헤벌쭉해서 돌아왔다.
녀석은 어찌 하려고 물이 끓는데도 펄쩍 뛴다.
까맣게 살아 있는 눈들이 조만간 회색으로 변하겠지. 미안타.
며칠후 이번엔 친구와 도루묵을 잡으러 갔다.
너무 많이 들어서 2양동이는 살려 주고 끌어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도루묵을 11박스나 부쳐 줬다. 말그대로 고추장을 보내 주시는 사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