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꿰매고

골목길 발견

햇살가득한 2017. 2. 9. 01:59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 못 보는 풍경들이 있다.

얼마전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서부시장에서 내려서 골목길로 질러 갔다.

도시 외곽에는 새 아파트들이 자꾸 들어서는데 옛날 도심 중심지였던 교동은 오래된 집들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뻥튀기 하는 곳, 양장점, 편물 짜는 곳 등 

보리쌀을 선물 받은 게 있어서 뻥튀기를 하는 동안 편물 짜는 곳 구경을 갔는데 2~30여년 전에 작은 언니가 편물인 '요꼬'라는 걸 짰었다. 솜씨가 좋던 작은 언니는 편물, 손뜨개를 잘 짰다. 짠 것이 맘에 들지 않으면 풀어서 다시 짰는데 화로에 주전자에 물을 끓이며 주둥이에서 뚜껑의 김 나오는 곳을 통과하면 꼬불거리던 실이 쫙 펴서 나왔다. 그걸 적당한 거리에서 감으면 수분이 증발돼서 감겼다. 주로 겨울에 아랫목에 이불로 무릎을 덥고 뜨개질 하던 작은 언니가 떠오른다. 겨우 20대였을 때. 그 때는 다들 사는 게 어려웠다. 아니 어렵다기보다 열심히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아주머니들 상대라 그런지 다 좀 컸다. 그래도 앙고라로 짠 것이라 하나 사들고 왔는데 밋밋하여 얻어온 실로 수를 놓았다.  





옷은 참 따뜻했다. 다만 나이와 어울리지 않아서 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