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털기 2~3일전 대추입니다.
작년에 팔뚝 굵기의 나무 가지를 하나 잘라 줬더니 알도 굵고 양도 작년 두 배나 됩니다.
한 나무에서 30kg을 땄네요.
반면에 저쪽 도랑쪽에 있던 가지치기를 안 해준 대추나무에서는 작년만큼도 안 나왔구요.
역시나 나무는 가지를 쳐 줘야 더 크고 많이 달린다는 걸 배우네요.
대추알을 고르며 비워야 채워진다는 것도 터득하구요.
이 많은 대추를 어떻게 할까 궁리합니다.
대추차, 백숙 등에 넣어도 다 먹지 못할테지요.
차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
비행기 소리에 하늘을 쳐다보니 짙은 파란 빛의 하늘에
대추 터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고
햇살을 등에 지고 앉아 대추를 고르며
"속만 편하면 여기가 지상낙원인데."
라며 남편을 돌아봤더니 웃습니다.
아침에 작은 실랑이를 벌였었거든요.
배도 과감하게 전지를 했더니 올해 수확량 전부입니다. 작년에 비해 12배 증가했지요.
누런 호박을 거둬들이고
수건을 삶아 햇빛에 널어두고
저 의자에 앉아 차라도 한잔 마셨으면 좋으련만
시골 일이라는 게 하루 종일 종종거리게 만듭니다.
마늘을 심으려고 밭을 갈아야 하겠기에 잘라 온 고추를 땄더니
제법 양이 많습니다.
고라니가 다 뜯어 먹어서 새순이 나서 다시 살아난 풋고추들은
약을 한 번도 안 줬기에 그냥 서리를 맞히기에는 아까웠지요.
농작물이 생기면 누굴 나눠줄까하면서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는데
그러고 보니 월급을 타면 누굴 밥 사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걸 보니
역시 촌에 사는 게 더 마음이 여유로울 수 있구나 생각됩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부치려니 택배가 번거로워서
마침 장어가게를 하는 아는 집에 갖다 줬습니다.
삭혀서 반찬으로 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주인을 만나지 못했는데 주인은 울집 가까이에 와서 전화를 하는 바람에 가서 받아왔어요.
구워 먹으라고 큰 장어를 두마리 주셨네요.
화목보일러에 숯불을 끌어 내어 석쇠에 구웠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저녁입니다.
노랑 다알리아입니다.
잎만 무성하고 꽃이 별로 인듯하여 퇴출시킬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반면에 빨강 다알리아는 꽃이 주렁주렁 달려서 징그럽기까지 합니다. 꽃도 오래 가구요.
삽목에 눈을 뜨게 한 국화랍니다. 작년에 두포기 얻어 온 걸 이렇게 증가시켰지요.
데크에 화분에도 심어 놓고 맘껏 향기를 맡고
방에도 꽂아 놓고.
맘에 드는 잔대 입니다.
꽃씨를 받아서 좀 많이 키울까 비에 쓰러진 꽃을 일으켜세워줬지요.
한창 익어가는 대봉감입니다.
작년에 비해 덜 달렸지만 뭐 그래도 좋구요.
며칠 후 따서 열심히 깎아 곶감 만들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