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독서+영화
책-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햇살가득한
2018. 11. 30. 17:59
도대체 나는 뭘하고 있었는가?
동화를 쓴답시고 허둥대면서도 동시대를 산 동화작가가 있었는데도 그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파지 않았다는 사실.
몇 번 찾아 뵙고 싶어 전화를 드린 적이 있었다. 1997년이었을 거다.
어쩌면 가난이 글을 쓰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뭐든 절박해야 이루어지니까.
나는 그 당시 어땠나? 편안한 자리가 좋아서, 한 달 한 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통장의 숫자에 길들여지며 촌으로 가기 위해 땅을 열심히 알아보고 다녔었다.
마치 시골에 가면 글이 저절로 써지는 것처럼.
땅을 알아보면서 글은 점점 멀어져 갔고
그리고 마약처럼 규칙적으로 맞게 되는 월급 봉투는 이제 글과 내 본성마저 잃어가느니...
며칠 전에 결정을 해야 했었다. 불과 며칠 전에 자율휴직은 마감되었고 그리고 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내년 1년 잘 쉬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마약을 끊고 나면 내 순수가 돌아 올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하고 싶던 일들을 진정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너무 길들여진 반복과 경제적 편안함이 낮에 심었던 자기 살을 파 먹고 있는 히야신스 구근의 곰팡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