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꽃밭
도라지, 꽃무릇을 심다
햇살가득한
2019. 2. 23. 23:57
몇 년 전 도라지를 심기로 해 놓고 책상서랍에 넣어 뒀다가 말린 적이 있었다.
미안해서 화분에 심었더니 잔뿌리가 엄청나게 나오며 살아서 결국엔 꽃이 피었다.
도라지의 생명력은 참 놀랍다.
한 달 전쯤에도 어린 도라지를 얼씨구나 좋다고 들고 왔다.
도라지 나물도 좋지만 꽃 또한 얼마나 이쁘냐.
오늘 날이 풀렸길래 포크레인으로 밭을 뒤집고
갈퀴로 고랑을 내어 도라지를 심었다.
땅이 포슬포슬하니
민주 녀석이 올라가 늘어지게 낮잠을 잔다.
"이런 거 심었으니 올라가면 안된다구."
민주가 뭉개서 도라지 하나가 드러난 걸 가리키며 잔소릴 했더니 민주가 알아듣는 것 같다.
꽃무릇은 창원에 계시는 모 님이 보내 주셨다.
꽃값도 받지 않고, 캐서 택배 보내는 것도 일일텐데.
난 뭘 드려야 할까.
한줄에 5개씩 모아 심었다.
여자들 속눈썹 같은 꽃무릇이 빨갛게 필 때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