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아이들이 놀러왔다

햇살가득한 2019. 3. 28. 21:05

개구리알.

울반은 아니지만 공부보다는 식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가 나한테 콩, 수선화 등 이것저것을 얻어가고

점심시간이면 식물자람 보고를 하던 아이는 버섯까지 관심을 뻗쳤다.

우리 집에 표고버섯을 키운다고 하니까 부러워 하길래 표고버섯 자라는 과정을 보라며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자기네는 땅이 조금도 없는데 나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땅의 유무를 생각했다는 건 식물 심을 터를 생각했다는 것인데 공부는 전혀 관심도 없고 나중에 농사를 짓는 것도 괜찮겠다고 여겨서 사는 곳 구경을 오라 했더니 친구도 같이 온댄다. 

부모 허락을 받은 두 녀석을 일부러 태우러 가는 김에 버섯이 나오는 표고목을 선물로 주었다.

아이들은 집 구경을 하고, 보일러실 아궁이에 뻘겋게 타고 있는 장작을 신기해 했고 삼겹살을 구워 점심을 차려 주었다. 

얘기끝에 2년전에 아파트에 살 때 라일락 곁뿌리를 캐는데 관심을 보인 아이가 있어 콩을 심어보겠냐고 물었더니 그런단다. 그 얘기를 삼겹살 먹으며 했는데 친구를 따라 온 아이가 바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아이다. 인연이란 참.

두녀석들은 장화를 신고 도랑에 가서 개구리알, 도롱뇽 알을 잡느라 야단법석이다. 돌멩이를 들추고 도롱뇽도 잡았다.

갑작스레 펄펄 눈이 쏟아진다. 개를 무서워하더니 땅콩을 주며 친해지고, 표고목을 일부러 한 개를 가져와 구멍을 뚫고 종균을 몇 개를 넣는 체험을 하고는 아이들이 돌아갔다. 물론 또 태워다 줬다.

나중에는 버스를 타고 와야 한다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필요한 것처럼 가꾸고 보살펴줘야 하는 식물처럼 아이도 자기에게 맞는 양분을 많이 저장해 갔다. 다음날 보고 또 놀러가도 되냐고 물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