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와 새끼들
작년에 우리집에 온 오월이.
임신을 또 했다. 축하할 일은 못된다. 봄에 5마리 낳은 것도 4마리 남 주느라 애를 먹었다.
이번에는 새끼 낳으면 달라는 사람이 있어서 놔뒀더니 또 임신을 한 거였다.
키우고 있는 5마리에게 보양식을 해 줄 수는 없어서 오월이만 현관으로 불렀다.
개밥그릇을 갖고 들어오면 다른 개들이 눈치 챌 것 같아서. -꼬리를 흔들며 입맛을 다시는 걸로 보아 다른 녀석들이 눈치를 챈 듯 하지만.-
쓰레받이를 깨끗하게 씻어서 우유를 부어 주었더니 껄떡거리며 맛있게 먹는다.
자식들이 많아서 한 명 한 명 풍족하게 해 주지 못했을 우리 엄마도 내 맘과 같았겠지.
오월이는 전보다 배가 많이 부른 걸로 보아 새끼를 더 많이 밴 듯 하다.
10월 16일 저녁 오월이에게만 우유를 먹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 불러도 보이지 않았었다.
다음날 아침 산책을 가는데 오월이가 따라 나온다. 아니, 이 녀석. 배가 홀쪽하지 않은가.
밤새 새끼를 낳은 모양이다. 발걸음을 되돌려 여기 저기 찾아보니 배나무 밑에 나무 쌓아 놓은 곳에서 새끼들 소리가 난다. 개집이 있는데도 거기서 낳지 않고. 또 첫새끼는 개집에 열흘 전부터 들락날락하더니. 새끼를 낳고도 꼼짝 않더니 이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새끼들을 뒤로 하고 나를 따라 나선 것이다.
8마리다!
개집으로 옮겨 줬더니 맘에 안 드는지 배나무 밑으로 물어서 다시 옮겨 놓았다.
우리는 다시 개집으로 옮겨 놓고.
모성애가 있을 법한 아랑이는 자꾸 새끼들 있는 곳을 얼쩡거린다.
11월 1일 강아지들이 눈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