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가득한 2019. 11. 7. 13:39

올해는 참 비가 많이도 왔다.

또 여름에나 내려야 할 비는 가을에도 내려서 이제는 열대 기후로 변하는 구나 하는 실감을 하게 된다. 

감도 꼭지가 물러 빠져서 예년의 1/3 수준도 되지 않는다. 

그대신 감의 크기가 크다. 

물러 떨어지고, 노린재에게 즙을 빨리고 이따금씩 까치가 와서 잘 익은 홍시를 따 먹고...

그래서 건진 게 5박스다.

단감은 작년에 굵은 가지를 베어냈더니 올해는 주먹만하게 달렸고 더 달다. 

땅이 생기면 심을 나무 목록 1호였던 감나무. 

이 집에 홀렸던 이유중의 하나가 감나무였으니. 10년의 시간을 번 셈이라 여겨진다.

어젯밤에는 남편이 나가더니 단감 두 개를 따 왔다.

말은 안 하지만 이 감귀신에게 손이 닿지 않은 높은 곳 감을 따 온 거다.  

마트도 아닌 나무에서 바로 구해오는 감이 좋아 촌에 사는 즐거움이 있다.    

올해는 감 깎고, 홍시 건사하기가 꾀가 나서 크고 좋은 건 팔고 나머지는 감을 깎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