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동물

오월이와 새끼들 2

햇살가득한 2019. 11. 11. 19:34

11. 11 육아에 지친 오월이.


오월이가 산으로 마실을 나갔다. 뭐든 기운 나는 걸 찾아 먹으려고 나갔나?

그러고 보니 산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줘서 돼지 다리를 하나 푹 고고 있는 중이다.

오월이가 없는 사이에 강아지들을 데크로 옮겨왔다. 한 박스에 담았더니 겨우 들 정도로 녀석들은 폭풍 성장하고 있는 중.

개집 밖으로 처음 나들이다.


돼지살코기와 국물을 부어 줬더니 강아지들이 먹는다.

첫 이유식인 셈인데 잘 먹는다.  

산에 갔던 오월이가 강아지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돼지고기 끓이는 냄새를 맡았는지 남편이 며칠을 낑낑거리며 쳐 놓은 울타리를 가뿐히 뛰어넘어 달려온다.


흡족하게 먹고는 젖을 내어 준다. 

강아지들은 눈을 지긋이 감고는 어미마저 다 파먹을 듯 젖을 빤다.   


그래, 다 파먹어라.

오월이는 포기한듯 찬 땅바닥에 누워서 젖을 물렸다.


이놈들아, 다 파먹어라. 다.


오월이가 불쌍하기만하다.

엄마들의 희생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출산부터?

오월이는 또 시간이 날 때마다 먼저 낳은 누렁이의 이를 잡아준다. 민주까지도.

태어난 지 한 달만에 우리 집으로 와서 어미개로부터 교육을 조금밖에 못받았을 텐데

오월이의 모성은 어디까지일까?

퇴근하면 집 어귀까지 마중을 나와있고 반기며 산책길에 따라 나서서 멀리가지 않고 돌아오는 


그리고 제 새끼들에게 아낌없이 젖을 물리는 오월이를 보면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곱씹어진다.    



11. 17 강아지 첫 외출 후 일주일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짖기도 하고 뛰기까지 한다. 오늘은 제 어미를 따라서 길따라 멀리 나간걸 어미가 목덜미를 물어 데려 왔다. 행동반경이 점점 넓어진다.  

개를 키우며 부모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다니.

울 개들은 밥 먹으며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보통 어미개와 제 새끼인 강아지가 같은 밥그릇을

놓고 먹을 때 그럴텐데 오월이와 민주는 통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제 제법 짖기 시작한 강아지들도 사이좋게 먹는데 집중. 욕심 많은 녀석은 밥그릇에 발을 담그고 먹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