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겨울철 땔감 준비

햇살가득한 2021. 12. 12. 12:43

우리집 난방은 화목보일러다. 

시아버지가 식구들을 아침까지 따뜻하게 푹 자라고 새벽에 나가 장작을 몇 개 더 집어 넣고 들어오셨듯

남편은 아버지처럼 불 때는 서비스를 잘 물려 받았다. 

저녁때 한 번 넣고 잠잘 때도 한 번 넣고 그리고 아침에는 큰 등걸을 하나 집어 넣는다. 

우리집이 남향이라 햇빛이 잘 들어와 그나마도 다행이다. 

남편은 산으로 둘러싸인 집 주변의 나무를 솎아 주기도 할 겸 베기도 하고

눈에 부러진 것, 휘어진 것들을 벤다.

팔뚝 길이만큼 전기톱으로 자른 나무들은 세워놓고 도끼로 패서 장작을 만드는 데

힘을 줘 도끼를 들어 올리고 내리치면 동그란 나이테를 가르며 나무가 쫙쫙 갈아진다.

갈라진 나무와 함께 힘을 뺀 도끼가 땅으로 떨어지는 발을 찧을까 염려되어 장작패는 곳에 가지를 못하겠다. 

어쩌다 나도 나무 나르는 일을 돕기도 하는데 그 수고로움을 알기에 나무를 아끼면 

남편은 보일러가 식으면 더 많은 나무가 필요하다며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밤나무를 하나 잡더니 

그걸 쪼개어 장작더미로 쌓고 있다. 

내년 봄에는 나무들을 정리하고 은행나무를 심으려 한다. 

하얀 집 옆으로 노란색 은행나무의 단풍들이 넘실대면 산속 정취가 또한 멋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