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마리님의 참깨를 볶으며
우리 농토의 규모를 보면 귀농인데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열심히 쏟아 붓고만 있습니다. ㅎ
먼저 주인이 밭을 기름지게 가꾸고, 밭 언저리엔 감나무를 여러 그루 심어서 올해는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었습니다.
서서히 밭에서 거름값이라도 나오게 해야 저녁마다 큰 파스를 붙이는 남편의 노고가 인정되는 것 같아서 곶감을 물물교환하기로 했지요.
저녁이면 둘이 앉아 감을 깎아 비 맞지 않게 처마 밑에 걸면 햇빛과 바람이 만진 감은 쪼글쪼글 줄어들며 하얀 분을 냈습니다. .
처음 소세마리님이 참깨와 물물교환을 하자고 하셨어요.
우리는 참깨 농사를 짓지 않아 잘되었다 생각되어 바꾸기로 했지요.
그리고 몇몇 분들은 농산물과 바꿀 게 없는 도시분들이라 열심히 일하셔서 번 돈과 바꾸었습니다. ^^
그 참깨를 오늘 씻어 물기를 뺀 뒤 웍에 넣고 볶았습니다.
타지 않게 약한 불에 숟가락으로 열심히 저어가며.
깨가 톡톡 튀며 불 끌 시기를 알립니다.
요 작은 참깨를 심고 수확하려면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갔을까?
비가 많이 오면 깻대가 녹아내릴까 걱정되고
깨알이 쏟아질까 조심조심 베기도 했을 것이고
내리는 비에 깻단이 썩지나 않을런지 비닐을 둘러 쳐 비를 막기도 했을 것이고
고 작은 알이 튀어 나갈까 막을 둘러쳐서 깨를 털었을 것입니다.
쭉정이와 마른 깻잎들을 날려 버리고 봉투에 담아 보내신 참깨 2키로.
사실 참깨는 농사짓기도 힘들고 비싸서 없으면 안 먹는 조미료인데
이 많은 양에 1년은 먹고도 남을 듯 합니다.
우리집 곶감이 맛있다며 한차례 더 주문한 지인한테 참깨를 좀 주겠다고 했더니
그 귀한 깨를 주냐고 괜찮다고 합니다.
귀하니까 나눠먹는거라 했어요. 흔하면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이 집 저 집 나눠줄 거라 세 차례나 볶아내면서 고소한 정도 함께 전달 될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 집 나물 무침에도 '임지호'셰프가 그 뭉툭한 손으로 볶은 참깨를 쓰윽 쓱 문질러 갈아 양념을 하듯
그리 따라 해 보렵니다. 나물에 고소한 맛을 더해 줄 참깨. 소세마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