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볶고

호떡

햇살가득한 2022. 2. 27. 18:48

여행지다보니 중앙시장에는 늘 씨앗호떡을 사려는 사람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먹고 싶어도 줄 기다리는 거 싫어서 

'가서 해 먹고 말지'

했다. 

밀가루에 우유를 붓고 소금 조금, 설탕 아주 쬐금. 그리고 이스트 조금

반죽을 해서 비닐을 씌워 담요를 덮어 놓으면 반나절 되어 잘 부풀었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둘째 언니도 간식거리를 잘 만들어 줬었다. 

누구를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거다. 

그 사랑이 삶의 버팀목이 되지 않던가.

호박씨, 호두, 땅콩, 참개를 따로따로 볶아 절구에 넣고 쿵쿵쿵 찧고

 


 

씨앗들을 두 숟갈씩 섞었다. 설탕은 야박스럽게 두 숟갈. 

명색이 '씨앗 꿀호떡'이지 않은가?

꿀병은 열리지 않고

생강을 갈아 꿀에 잰 게 있어 이것도 한 숟갈. 

말랑말랑 반죽을 펴서 손가락을 오므리고 씨앗을 한숟갈 넣고는 조물조물 오므린다. 

 


 

달군 후라이팬은 반죽을 받아 빵빵하게 부풀려준다.

동글 납작한 호떡 누름개로 꾹 눌러주면

납작했던 반죽이 다시 부풀어 오른다.

반죽이 터져도 설탕이 적으니 흐르지 않는다. 

 







멀리 차를 타고 갖다 주려고 한 이웃집에 전화를 하니 오지 말란다. 

어제 확진자의 남편이 다녀갔다고. 

나무에 못을 빼고 있는 남편한테 갔더니

배가 부르다며 안 먹겠단다.

좀 한 입이라도 먹어주는 척이라도 하면 어떠니?

땅콩 농사 지은 거, 곶감과 바꾼 참깨 넣은 호떡을 사랑으로 주려 했더니... 

나중에 바람빠진 찬 호떡이나 드세요. 

반 자른 호떡이 머쓱하다.

따뜻할 때 배달 가야지.

윗집으로 종종걸음으로 올라가는데 개 두 마리가 눈치채고 잽싸게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