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여행지다보니 중앙시장에는 늘 씨앗호떡을 사려는 사람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먹고 싶어도 줄 기다리는 거 싫어서
'가서 해 먹고 말지'
했다.
밀가루에 우유를 붓고 소금 조금, 설탕 아주 쬐금. 그리고 이스트 조금
반죽을 해서 비닐을 씌워 담요를 덮어 놓으면 반나절 되어 잘 부풀었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둘째 언니도 간식거리를 잘 만들어 줬었다.
누구를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거다.
그 사랑이 삶의 버팀목이 되지 않던가.
호박씨, 호두, 땅콩, 참개를 따로따로 볶아 절구에 넣고 쿵쿵쿵 찧고
씨앗들을 두 숟갈씩 섞었다. 설탕은 야박스럽게 두 숟갈.
명색이 '씨앗 꿀호떡'이지 않은가?
꿀병은 열리지 않고
생강을 갈아 꿀에 잰 게 있어 이것도 한 숟갈.
말랑말랑 반죽을 펴서 손가락을 오므리고 씨앗을 한숟갈 넣고는 조물조물 오므린다.
달군 후라이팬은 반죽을 받아 빵빵하게 부풀려준다.
동글 납작한 호떡 누름개로 꾹 눌러주면
납작했던 반죽이 다시 부풀어 오른다.
반죽이 터져도 설탕이 적으니 흐르지 않는다.
멀리 차를 타고 갖다 주려고 한 이웃집에 전화를 하니 오지 말란다.
어제 확진자의 남편이 다녀갔다고.
나무에 못을 빼고 있는 남편한테 갔더니
배가 부르다며 안 먹겠단다.
좀 한 입이라도 먹어주는 척이라도 하면 어떠니?
땅콩 농사 지은 거, 곶감과 바꾼 참깨 넣은 호떡을 사랑으로 주려 했더니...
나중에 바람빠진 찬 호떡이나 드세요.
반 자른 호떡이 머쓱하다.
따뜻할 때 배달 가야지.
윗집으로 종종걸음으로 올라가는데 개 두 마리가 눈치채고 잽싸게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