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비 오는 날
햇살가득한
2005. 9. 13. 23:05
비 오는 날 | |
번호 : 12430
글쓴이 : 김삿갓 |
조회 : 52 스크랩 : 0 날짜 : 2004.04.26 22:20 |
간만에 비가 내리네요. 직장이 너무 멀어서 집을 옮길까 어쩔까 하면서 미적거리고 있다가 (이사를 하면 텃밭을 가꿀 수 없으므로) 어제는 호미를 들고 뒤뜰로 나섰죠. 상추 몇 포기, 풋고추 따 먹을 것 두 포기, 깻잎에 삼겹살 싸 먹을 생각에 들깨 두어 포기, 그리고 심어 놓으면 지 잘났다고 멋대로 뻣어가는 호박 두어 줄기, 이곳 특산물인 밤 고구마는 좀 많이, 스무포기 정도 심을 밭고랑 4개를 만들어 놨죠. 밭고랑이래봤자 겨우 내 방만한거지만. 그래도 식물들이 내가 남의 땅에서 몰래 퍼온 돼지똥을 쭉쭉 빨아먹으며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걸 들여다 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 같아 일단 밭고랑을 만들었죠. 아직 심은 건 아니구요. 그런 것들을 심겠단 얘기죠. 비닐을 덮어야 한다기에 비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오늘 좍좍 내리네요. 진흙밭이라 운동화를 신고 들어갔다간 흙무더기에 발을 못 떼어 놓을 지경이라 꼴나게 농사 지으며 하얀 고무신을 하나 살까 생각중입니다. 오늘 퇴근하며 비닐을 사리라 생각했지만 너무 비가 많이 오는 터라 그냥 집에 들어와 김장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김치전을 부쳤지요. 비가 오면 부쳐먹던 김치전. 김치전을 놓고 둘러 앉아 젓가락으로 찢어 먹던 사람들. 전을 두 장 부쳐 아래층에 살고 있는 총각(학교 1년 선배)에게 갖다 줬답니다. 내일 오후에 비가 그치면 10m 정도 비닐을 사다가 고랑을 씌우고 본격적으로(?) 모종을 심을까 합니다. 나중에 상추잎을 따고 삼겹살 몇 근 사서 오 가는 사람 불러(공동 주택임) 마당에서 구워 먹을까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