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소리
어제였슴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어스름한 저녁나절에 학교 도서관에서 기숙사로 가는 언덕길에서 "맹", "꽁" 하는 소리가 반복해서 들리는 거였슴다. 저는 처음엔 누가 코를 막고 비음을 내면서 장난 치는 줄 알았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였슴다. 산의 형태를 그대로 놓고 교정을 꾸민 울 학교는 산의 잡목도 있고 또 일부러 꾸며 놓은 나무도 있고... 하여튼 이등병 머리처럼 짧게 자른 잔디에 오솔길도 나 있고... 그 오솔길 산 밑이 어제 온 비로 아마도 웅덩이가 생겼던가 봅니다. "맹"하고 한 놈이 소리치면 한 놈이 "꽁"하는 거였슴다. 호기심 많은 삿갓 웅덩이로 가려다 뱀 생각이 나서 되돌아 나왔슴다. 도서관에는 불이 대낮처럼 켜졌는데 호젓한 모퉁이 웅덩이쯤에서 나는 맹꽁이 소리. 그것도 이중창을 하는 녀석들 소리에 발걸음 멈춰서서 한참이나 들었슴다. 녹음기가 있었으면. 풀벌레들도 간간히 코러스를 넣어 주고... 근데 한 녀석이 "맹"하니까 한 녀석이 대답을 안하는 거였슴다. "맹", "맹" "야, 내가 불렀는데 대답 안하냐?" 하고 다시 한 번 "맹"하니까 "꽁"합니다.
오늘도 가봤슴다. 한 녀석만 울고 있었슴다. 어제보다 소리가 더 작았슴다. 아마도 어제 짝짓기를 끝내고 암컷이 그냥 조용히 있는가 봅니다. ("꽁" 소리가 암컷인지 정확히 아시는 분 꼬리글 달아 주심 고맙겠슴다.)
내일도 가볼 검다. 히히히히
아래 소리를 확인 할 수 없슴다. 스피커가 없는게 아쉽슴다. (혹 한 놈이 "맹꽁"을 같이 하는 건 아니죠?)
http://www.metro.seoul.kr/kor2000/sori/5/life_98.htm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