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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옆에서

햇살가득한 2007. 2. 27. 01:20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호박 옆에서            

                                              김삿갓

 

  한 덩이의 호박이 열매맺기 위해

  봄부터 김삿갓은

  그렇게 분주했나 보다

 

  한덩이의 호박이 열매 맺기 위해

  삿갓은 거름덩이를

  또 그렇게 날랐나 보다

 

  가뭄과 비바람에 가슴 조이던

  여름날 뙤약볕 햇볕아래서

  인제는 돌아와 가을 앞에 선

  내 어머니 같이 생긴 호박이여

 

  노오란 네 호박이 열릴라고

  간밤엔 천둥이 저리 때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얼레! 왜 피한데? 좀 기대있고 싶다니께...>

 


<그려, 그려.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다복한게 최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