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꽃밭 163

정원 꾸미기

오늘은 내 생일. 남편은 어제 밤에 케익과 미역을 사러 시내를 나갔다 오고 오늘 아침에는 자고 있는데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달그락거리며 들린다. 미역국에 불고기에 케익. 밥을 먹고 윗집과 운동을 나가다가 정해진 길이 아닌 산속으로 들어갔다. 밀림이다. 버섯을 발견했다. 자연에서 나는 것은 뭐든 이쁘다. 그 아름다움을 인간은 흉내내려고 할 뿐. 천 디자이너에게 이 버섯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 요런 무늬의 천을 찍어 달라고. 남편은 복숭아 전지 방법을 알려준다. 뭐든 혼자 말없이 하는 남편이 일부러 불러서 하는 걸 보내 내년부터 전지는 내 담당이 될 거 같다. 나무를 심고 싶었던 오래전의 희망사항이 귀농으로 실천되고 있으니 기쁘기는 한데 나이가 자꾸 먹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사진찍는다니까 얼굴 안 드러..

키우기/꽃밭 2022.03.01

2월 중순의 꽃밭

주말에 눈 소식이 있어 남편은 꽃밭에 친환경 유박을 뿌려 주었다. 눈이나 비가 오기 전에 주면 바람에 날라가지 않아서 천천히 풀어지며 흡수된다. 그리고 감나무 전지를 한다. 감나무가 약해서 잘 부러진다는데 자기가 무슨 다람쥐라도 된 듯 요리조리 나무 타기를 한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저리 겁이 없으니 젊었을 때는 얼마나 몸이 가벼웠을까? 난 토치를 들고 와서 보라색 붓꽃의 잎을 태워버렸다. 갈색이 너불너불하니 지저분했는데 산과 가까이 있어서 바람없는 때를 골라 조심스럽게 태웠는데 다음엔 낫으로 잘라내야겠다. 사실 묵은 낙엽, 지저분한 거 다 끌어 모아 태워버리고 싶다. 더불어 감나무에 전염병인 낙엽병 등은 태워야한다는데 소독도 되고 속이 시원할 거 같다. 그리고 낫으로 맥문동을 잘라주었다. 맥문동..

키우기/꽃밭 2022.02.11

10월 초순의 꽃밭풍경

보라색 아스타가 절정이다. 햇빛을 받아 밝은 보라로 보이지만 청색에 더 가까운 보라다. 용담꽃이 핀다. 햇빛을 많이 받아 그런가 채 피지도 않고 말라버려서 대추나무 뒤로 옮겨야겠다. 철포나리는 계속 피고지고 피고지고. 국화 꽃모양이 이쁘지 않다. 대추나무 그늘에 씨앗을 심은 지 2년 된 모란을 캐서 모란밭으로 모두 옮겼다. 뿌리가 제법 실하다.

키우기/꽃밭 2021.10.04

8월 중순의 꽃밭풍경

작년에 해바라기 씨앗을 따로 받지 않았었는데 자연히 떨어져서 나온 녀석들이다. 밭에 나온대로 그냥 뒀더니 거름이 많은 밭이라 이렇게나 잘 되었다. 한 대에서 꽃송이가 약 30개 정도씩이나 달렸다. 자세히 보니 종류도 3종류. 올해는 씨앗을 잘 받아 둬야지. 비가 오고 나니 하루만에 쑤욱 꽃대를 올린 분홍 상사화. 번식을 많이 시킨다고 펼쳐 놨더니 꽃은 역시 모아 펴야 이쁘다. 이것들도 가을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 봄에 올라와 라벤다와 같이 있으니 좀 산만하다. 부용화도 다른데로 옮겨야겠다. 대추나무 밑에는 용담으로 가야할 듯. 산비탈에 심은 벌개미취도 많이 번졌다. 장마에 다 녹아나는데 비를 맞으며 제 색깔을 낸다. 바위밑에 심은 맥문동이다. 포기를 나눠 심어 놨더니 이젠 제법 많이 번졌다. 아침 ..

키우기/꽃밭 2021.08.16

모란 꽃이 피기 시작한다

남편은 아마도 소빙하기가 시작되는가보다고 한다. 세월은 5월 중순으로 치닫건만 바람이 말도 못하게 강하고 추워서 모종들을 못 심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키만 껑충하게 큰 작두콩을 심었더니 허리가 부러질까 걱정이 된다. 가뜩이나 늘린다고 분주를 해서 옮겨 심은 모란도 바람에 이파리를 겨우 붙잡고 있고 모란이 지고나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하던 김영랑의 시가 절절한 날이다. 그래도 작년 들인 황관은 이제 자리 잡아서 18cm가량 얼굴을 키우고 잎이 떨어지지 않으려 애쓴다. 옮겨 심은 다른 녀석들은 차마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겠다. 겨울부터 날씨가 요상스러워서 멀쩡하던 식물들도 죽고, 올해 마늘농사는 꽝이라고 평생 농사 지은 시어머니도 그러셨다. 마늘과의 알리움 기간티움은 작년에 처마 밑에서 하나..

키우기/꽃밭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