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어떻게 하면 기계를 이용하지 않을까 궁리를 한다.
왜냐면 빠르고 편한 만큼 꼭 댓가를 치루게 되기 때문이다.
얼마전 깨진 뚜껑으로 연명하는 노트북이 하드가 나가서 제 수명을 다 했다는 얘기를 올린 적이 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기계든 팔팔하게 살아 있다가 생명이 다 했을 때는 그것처럼 보기 싫은 게 없다.
하드가 나가서 살리는 데 몇 십만원이 든다는 말에 포기를 하고 A/S센터에 노트북을 폐기시키라고 하고 두고 왔다.
그 다음날 어디 고물상에라도 주자는 생각에 다시 찾아 왔다.
그리고는 구석에 쳐박혀 있던 노트북.
며칠동안 맘이 불편했다.
여러 가지 이유중 하나는 과연 몇십만원이 아깝다 하지 않을 정도로 복원시킬 자료가 없다는 것.
그동안 숯하게 눌러 댔던 셔터도
나름 써 보겠다고 끙끙거리던 습작도..
잡동사니들일랑 잊으련다.
모두 다.
죽은 이 콧김을 한 번 더 확인하듯
컴터 전원을 눌렀다.
엄마가 살짝 옆으로 밀어 놓기만 했다는데 하드까지 나갈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A/S 센터에서 하드까지 나갔다는데 기대는 말자.
어? 전원버튼에 파란불이 들어온다.
얼른 내문서에 들어가 사진과 글 쓴 거를 열어 봤더니
고.스.란.히
다 들어 있는 거다.
얏호.
어디에 자랑이라도 해야 할텐데...
오늘 종일 저 컴퓨터에 있는 거 이 컴퓨터로 옮겼다.
폴더 정리를 하면서 썼는데도 정리할 잡동사니들이 많았다.
어느날 하드가 날아가는 날이 있더라도 연연해 하지 않을 정도의 것들만 저장해야겠다.
나머지는 내 머리에...
그리고 고물인 먼저 컴터를 다시 제 자리에 들여야겠다.
살아 돌아온 녀석도 신나게 일을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