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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할 수 있을까?

햇살가득한 2012. 8. 18. 22:29

규모는 텃밭이요. 거리는 휴양지라.

40키로를 운전해 가야 하는 70여평 정도 되는 텃밭.

봄이면 꿈에 부풀어 식물을 심고, 물을 주고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돌보지 않게 되면 아래와 같이 되어 버린다.

태어남도 중요하지만 길러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도 식물에 빗대어 생각해 본다. 

    

 

오늘까지 세 번 김을 매 준 고구마 밭.

밭을 얻어서 부치고 있는데 주인장이 경고를 날렸다. 

(촌에서는 잡초가 많으면 게으르다는 증거이니까.)

 

얼굴로 굵은 땀방울이 주룩주룩 흘러 내린다.

다행히 쪼그리고 풀을 뽑지 않았으나

고구마밭 맬 때는 힘든 것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있었으니

손가락만한 벌레.

그 놈이 눈에 띌까 두려우면서도

없다고 없다고 체면 걸면서 고구마 밭을 다 맸다.

엄마가 옆에 있었으니 의지가 됐지

혼자 고구마 밭 매는 건 엄두도 못 낸다.

그 놈의 벌레 때문에.

여기서 잠깐.

내가 진정 귀촌을 할 수 있을까? 

벌레, 뱀, 그 외 무섭고도 불편한 것들 때문에.     

  

 

(잡초 제거로 휑해진 도라지밭, 우리 밭은 도라지밭부터 고구마, 땅콩 밭고랑까지. ) 

 

 

땅콩 밭도 김을 매 주니 바람이 시원하게 포기 사이로 불 것 같다.

비가 너무 온다고, 가뭄이라고 말들이 많을 때

땅콩은 꽃을 피우고  줄기를 아래로 쭉 뻗어 땅속에서 열매를 맺고 있었다. 

땅콩은 참 신기하지? 꽃이 피어 그 꽃에서 줄기를 내어 땅속으로 들어가 열매를 맺다니.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계곡으로 물놀이를 올 텐데하면서 계곡으로 들어가 보았다. 

흰 고무신도 씻고,

발도 씻고.  

   

 

 

계곡 옆 산장 앞 뜰엔 이런 상사화도 피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