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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엘 다녀왔다.

햇살가득한 2014. 7. 7. 22:22

딱히 일이 있어 간 건 아니었고 집에 간 지가 오래 돼서 금욜 조퇴를 한 시간 하고 버스를 타고 갔다. 죽전에서부터 늘어선 아파트 빌딩 숲. 그리고 내려서니 도시의 그 상큼하지 못한 공기.

  '이런데서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을 했고, 토요일 옷을 사러 양재동에 갔다 오면서도 지하 주차장에서 질식할 것 같아서 서둘러 빠져 나오고 싶었다. 다시 도시에 못 살 것 같았다. 

  저녁때는 재향이네 식구, 오빠, 언니들이 다 모여서 장어를 구워 먹고, 향이 아기였을 때부터 키웠는데 그 애가 자기 새끼를 얼르는 모습이 낯설었다. 내가 그 아가를 처음 봐서 정이 덜 들어서 그런지도.   

  강릉행 버스를 타고 졸면서 오는데 재원이 전화에 깼다. 밖을 내다보니 쭉쭉 뻗은 소나무, 쪽 고른 밭고랑 등 초록색 경치가 좋건만 식구들 다 놔두고 공기 좋은 곳 살겠다고 나 혼자 다시 촌으로 오고 있는지. 

  오늘은 강원도와 경기도와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예전의 그 소나무가 소나무가 아니고, 바다가 예전 바다가 아니었다. 

  강릉에 정말 터 잡고 살아도 될까? 하는 이 변덕스러운 마음이 어제, 오늘 내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