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고민하고 있던 땅을 합병하고 경계측량 신청을 하였다.
땅을 샀을 때의 그 들뜸이 느껴진다. 배사장님네 가서 말뚝을 사왔다. 빨간 경계표시를 해 놔야 석축 쌓거나 나무를 심을 때 편리해진다.
그렇게나 가물더니 차 유리에 분무기로 뿌리듯 조금 내리기 시작한다. 참 반가운 비다. 내가 이렇게 비를 간절히 기다린 적이 있었던가. 비가 와서 나무도 한 그루 샀다. 양재동 시장에서 살까 말까 잠시 망설이던 왕오디를 사서는 밭으로 갔다. 뿌리는 잔가지가 많은 것이 잘 살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렇게 비가 내리니. 이미 저물녘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심으면서 청승인지 열정인지 어느 편일까 생각해 봤는데 열정쪽으로 가기로 했다.
배사장님이 나무를 100여그루 심어 놨는데 이미 다 컸다며 내게도 주겠다고 했다. 가게 앞에 산수유는 이미 내 손목보다 굵은데 벽을 뚫고 들어가지는 못해서 나무가 불쌍하게 자라고 있었다. 야호!
경계측량하고 돌을 좀 싸게 구해서 석축을 쌓고 그리고 자리를 잡아 나무를 심을 생각이다. 나무를 심고 싶은 게 10여년이 더 넘었다. 그 꿈이 실현되다니. 나무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