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배경화면에 이런 그림이 떴다.
친절하게 사진이 마음에 드냐고 묻기도 한다.
맘에 들면 바로 답을 보낸다.
아는 분은 멋진 풍경을 클릭해서 어디인지 적어 놓는다고 한다. 나중에 여행가려고.
나는 멋진 사진을 보면 그림이 그리고 싶어진다.
실제는 안 그런데 사진이 환하게 나왔다.
직장과 퇴근후 집 일도 바빠서 과로사 하겠다고 했는데 지난주부터 잠시 짬이 난다.
토요일 5시부터 붓을 들고 앉아 있으니 남편이 저녁을 차린다.
내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은근 좋아하는 눈치다.
지난번 글을 방송에 보내고 냄비세트를 탄 후는 더 그런 거 같다.
원고 쓸 일에 머릿속으로 가늠을 하고 있으면 원고 안 쓰냐고 재촉도 한다.
내가 이 그림 어때? 하고
펼쳐보이면 눈을 찡그리거나 '비켜!'하면서 TV 보는 자기 시선을 방해하지 말란다.
그런데 뒷집 아저씨 얘기가 안보는 척 하면서도 다 본다나?
내가 한지에 국화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려서 TV보는 눈 앞에다 펼쳤을 때
뜸을 한참 들이더니(흠을 잡을 구석을 찾아)
'이 너무 진해'하고 한 마디 던졌을 뿐이다.
두번째는 더 잘 그릴 것 같아서 이어서 한 번 더 그렸다.
시간이 더 절약되었다. 붉은 빛이 살짝 돌게 했는데 맘에 든다.
년말에 표구할 때 같이 해서 누구 선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