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업종변경하면서 내 놓은 밥상을 낑낑거리며 차 트렁크에 싣고 왔다.
사람들이 밥상에 마주 앉아 세상사 얘기를 늘어 놓는 걸
밥상은 침을 맞아가며 담뱃불로 지져 지며 듣고 있었다.
온몸은 니스로 떡칠을 하고 여기 저기 긁히고 갈라지면서...
그 다탁을 대패로 밀고
사포기로 밀었다.
하얀 백인같은 나무결이다.
찻잔 받침도 만들고
밥 먹을 때 깔고 먹을 받침도 만들고
찻잔을 모아 사진을 찍어 보며 놀다가
하얀 속살이 싫어서 황토 염색을 하고
들기름을 세 번 발랐다.
마당에서 상추를 뜯어와 뚝뚝 뜯어 넣고 비빔밥을 먹은 뒤
포도주를 한 잔 했다.
백일홍, 과꽃이 소복히 나온 걸 여기 저기 이식시키는데
요 놈이 흙속에서 꿈벅이며 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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