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꿈이 있었다.
딸 아이랑 꽃무늬 원피스 같이 해 입고 소풍가는 그런 꿈.
딸 아이 옷을 만들어 주지 못하여 남의 딸 옷만 몇 벌 만들어 주었다.
딸만 둘인 00네 언니, 아이들이 어렸을 때 신문지로 옷을 만들어 놀이 했더니 나를 신문지 이모라고 부르던 그 아이들은 고등학생이 되고 대입 이야기를 꺼낸다.
그 아이들에게 하늘색 꽃무늬에 흰색 천을 덧대어 원피스를 똑같이 만들어 입혔고 그리고 몇 명 더.
며칠전 장덕리 아는 집에 갔다가 그 집에 놀러온 아이에게 옷을 만들어 입혔다.
아이 엄마는 연신 좋아라를 딸의 감정에 이입하여 "니가 무슨 복이 많아서..." 옷을 다 얻어 입냐고 했다. 아빠는 취업준비생으로 아이를 데리러 왔는데 참 부부가 선해 보였다.
성격 좋은 아이는 열이 나는데도 울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11달인데도 잘 걸어 다니고 계단까지 올라다닌다.
그날 돌아와서 새벽 2시까지, 또 7시에서부터 2시까지 두 벌의 옷을 더 만들었다. 사진을 장덕리 분에게 보냈더니 아이 엄마가 월요일 거봉 포도 한 상자를 사 들고 왔다. 얼마나 입혀 보고 싶었으면 하루만에 왔을까.
맞지 않아서 안 입은 블라우스. 자잘한 꽃무늬라 어디 쓸데가 있을 것 같았는데 앞판을 잘라내어 아이 옷 뒷판으로 만들었다.
곧 돌이 될 아이는 엄마가 옷 만들어 준다고 천만 사다 놨다더니만 아예 옷 안 만들어 주고 이걸 입혀서 돌잔치를 해야겠다고 한다. 입던 천이라는 말을 안 했는데...
장덕리 언니에게 옷 사진을 보니면서 꿈 얘기를 했더니 형부는 남 주지 말고 갖고 있다가 시집가서 딸 아이 주라고 한다나...
딸 아이랑 같은 원피스를 해 입고 외출할 날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글을 쓰며 확인을 하는데,
그런데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