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에 세워놓았던 표고버섯이 날씨가 선선해지자 몽글몽글 돋아 나온다.
이렇게 큰 녀석도 나와서 한 개만으로도 한 접시 요리가 되기도 하고
이쁜 건 골라 주변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하고
밀가루 묻혀 전을 지지기도 한다. 고기마냥 쫄깃거린다.
햇볕과 바람은 표고버섯을 쬐고는 소쿠리 밑으로 통과하며 더 달달하게 말려준다.
바짝 마른 버섯을 약한 불에 노랗게 볶는다.
버섯은 방사능 흡착이 잘 된다는데 그냥 무시한다.
따지고 보면 가려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냥 자연이 주는 건강한 먹거리에 의지하고 싶은 뿐.
믹서기에 곱게 갈아 나물무칠 때 국 끓일 때 조미료로 쓴다.
그리고 누구 줄 사람 없을까 떠올려 본다. 정말 혼자 먹기 아까운 자연조미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