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여름에 아는 분이 꽃모종을 들고 오셨어요.
삐쭉 이파리 모양도 갖추지 않은 작은 걸 들고 오셨길래
이거 살기나 할까?
하고 생각했었죠.
월동 한다고 했는데도 웬지 여리여리한 게 가여워서
2중으로 된 무가온 비닐하우스에 넣어놓고 물 주며 정성을 들였지요.
봄 되니 겨우 새끼 손가락 길이만큼 자란 걸 밭에 소똥 거름을 삽으로 퍼다 주고는 심었어요.
녀석들은 의외로 쑥쑥 자라더군요.
반신반의. 잘 자라줄까? 하고 이따금씩 관심 주는 척 지켜보고 있는데
다른 백합은 장마와 함께 꽃이 피던데
이 녀석은 장마 철에는 키를 훌쩍 키우더니
찬바람 불 때서야 하나 둘 피더라구요.
그런데 세상에나, 미치지 않고서야.
지금도 피고 있는 거예요.
한쪽에서는 열매를 달고 한쪽에서는 계속 피어대고...
이제는 기특해서 씨앗이 여물때를 고대하며 자꾸 쳐다보게 되네요.
오늘 드디어 열매가 벌어서 씨앗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세상에나, 또 한 번 놀랐어요.
백합이 씨앗을 단 것도 신기한데
핀셋으로 알을 세어보니 한 고투리에서 약 1200개나 씨앗이 여물었네요.
잘 된 것은 한 줄기에서 5개 고투리를 단 있었는데 그럼 6천개의 씨앗이?!
눈치채셨죠? 철포나리라는 것을.
이렇게나 많은 씨앗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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