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마도 소빙하기가 시작되는가보다고 한다.
세월은 5월 중순으로 치닫건만 바람이 말도 못하게 강하고 추워서 모종들을 못 심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키만 껑충하게 큰 작두콩을 심었더니 허리가 부러질까 걱정이 된다.
가뜩이나 늘린다고 분주를 해서 옮겨 심은 모란도 바람에 이파리를 겨우 붙잡고 있고
모란이 지고나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하던 김영랑의 시가 절절한 날이다.
그래도 작년 들인 황관은 이제 자리 잡아서 18cm가량 얼굴을 키우고 잎이 떨어지지 않으려 애쓴다.
옮겨 심은 다른 녀석들은 차마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겠다.
겨울부터 날씨가 요상스러워서 멀쩡하던 식물들도 죽고,
올해 마늘농사는 꽝이라고 평생 농사 지은 시어머니도 그러셨다.
마늘과의 알리움 기간티움은 작년에 처마 밑에서 하나도 썩지 않고 잘 건조되어 심었건만
올해는 나오지도 않고 썩어버렸다. 그것도 100알을 더 사서 심었는데 그것마저도...
엠베서더나 좀 기대가 되는데 이것도 꽃 크기가 예년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