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삿갓 중매를 서다.

햇살가득한 2007. 2. 26. 23:24
삿갓 중매를 서다.
번호 : 214   글쓴이 : 김삿갓
조회 : 156   스크랩 : 0   날짜 : 2003.12.19 09:00
몇 주 전에 산수유 마을에 갔다가 붉은 산수유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를 슬쩍 꺾어 왔었다.

꽃 중에서 가장 일찍 핀다는 산수유 꽃은 벌써 꽃망울을 달고 있어서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아이의 유두같이 작은 꽃망울을 터뜨렸더니

그 속에 노란 꽃잎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산수유 가지를 작은 병에 꽃아 식탁 위에 놓았다.

그런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꽃잎을 싸고 있던 막이 열리며

가루처럼 작은 노오란 꽃잎이 살짝 나오는 것이다.

찔러보고싶을 정도로 풋풋한 10대 소녀처럼

이제는 노오란 꽃잎이 만발하다.

물론 올해의 그 빨간 열매를 달고서.

산수유는 한꺼번에 세 개의 꽃을 피운다고 한다.

지난해의 빨간 열매에

눈꽃을 이고

노오란 꽃잎을 피우는.

늘 들여다 보다가 어제는 중대 결정을 했다.

내 너희들을 시집보내리라.

벌과 나비가 없는 집안이니 곤충 대신에 붓을 들었다.

붓으로 꽃잎을 쓸어 여기 저기 건드려 주었다.

히~~~

이렇게 하면 열매를 맺을라나?


'일상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뚝배기 벼락  (0) 2007.02.26
김치  (0) 2007.02.26
비도 오고, 한 잔 걸쳤음...  (0) 2007.02.13
아무래도 올빼미 되려나벼!!  (0) 2007.02.10
나를 구속하는 것은?  (0) 2006.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