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닌 것을 | |
번호 : 1222 글쓴이 : 김삿갓 |
조회 : 99 스크랩 : 0 날짜 : 2004.09.08 22:18 |
스무살 때였어요. 아홉살 더 먹은 우리 언니가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버렸지요. 난 그 때 아무도 밀어주지 않는 대학이 마치 화두처럼 모든 일상을 지배했던 터라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털이 몇 가락 남지 않은 언니가 내가 사 간 거봉 포도를 먹으리라 생각했었죠.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겠죠. 언니가 가자 엄마도 정신을 놓고 언니를 찾으러 다녔고 우린 또 그런 엄마를 찾아 다녔고... 그 때 느낀 거지요. 내 몸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엄마의 몸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반은 부모님의 것이었다가 내어나는 순간부터는 내 가족, 내 이웃, 내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갖는 몸이라는 것을. 망자는 가겠지만 그가 남긴 슬픔과 고통은 남은 자의 몫이라는 것을. 혼자 저 세상으로 가셨을 녹우님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 분은 저승길로 홀로 떠나시며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쏠로 님들, 홀로 인 것이 더 애절한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가신 님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는 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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