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내 몸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닌 것을

햇살가득한 2007. 2. 26. 23:34
내 몸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닌 것을
번호 : 1222   글쓴이 : 김삿갓
조회 : 99   스크랩 : 0   날짜 : 2004.09.08 22:18
스무살 때였어요.

아홉살 더 먹은 우리 언니가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버렸지요.

난 그 때 아무도 밀어주지 않는 대학이 마치 화두처럼 모든 일상을 지배했던 터라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털이 몇 가락 남지 않은 언니가 내가 사 간 거봉 포도를 먹으리라 생각했었죠.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았겠죠.

언니가 가자 엄마도 정신을 놓고 언니를 찾으러 다녔고 우린 또 그런 엄마를 찾아 다녔고...

그 때 느낀 거지요.

내 몸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엄마의 몸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반은 부모님의 것이었다가

내어나는 순간부터는 내 가족, 내 이웃, 내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갖는 몸이라는 것을.

망자는 가겠지만 그가 남긴 슬픔과 고통은 남은 자의 몫이라는 것을.

혼자 저 세상으로 가셨을 녹우님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 분은 저승길로 홀로 떠나시며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쏠로 님들,

홀로 인 것이 더 애절한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가신 님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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