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저녁만찬(2)

햇살가득한 2008. 5. 17. 21:24
  • 글쓴이: 김삿갓
  • 조회수 : 31
  • 02.03.1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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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선 것이 11시였는데 서구청쪽에서 일을 보고 반월당, 만촌동 선배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다.
이 코스는 차량도 많거니와 지하철 공사 구간이어서 철판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려야 된다.
공사차량도 자주 만나고 길도 좁아졌다가 넓어졌다가 한다.
인도를 달릴까 했지만 인도 역시 파 뒤집어 놔 온갖 자갈과 모래로 짜증이 날 지경이다.
진땀마저 흘려가며 선배네 집에 도착.
맏겨 놓은 밥마냥 달래서는 허겁지겁 먹고는 선배랑 아이 둘과 나물을 캐러 나선다.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구치소가 나오고 화장터가 나온다.
그리고 한참을 더 걸으면 논과 밭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우리는 돌미나리, 돌나물, 쑥, 냉이, 씀바귀의 다섯가지나 되는 나물을 캤다.
나물을 다듬으며 선배랑 나랑은 풍성한 봄나물 비빔밥을 연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통 관심도 없다.
온갖 양념에 식초를 듬뿍 넣어 새콤달콤한 양념장을 만들어 각각의 나물을 무쳤다.
이윽고 상 가운데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가 놓이고
부페하듯 봄나물을 넓은 접시에 담아 내었다.
커다란 냉면 그릇에 밥을 떠서 나물을 얹고 된장 찌개 한숟갈, 고추장 조금을 넣고 썩썩 비빈다.
군침을 몇 번이나 삼키며 맛있겠다를 연발한다.
한 숟갈 떠 먹으니 맛이 기막히다.
서로 자기 것이 더 맛있다고 하다가 서로 한숟갈씩 떠 먹기도 하고.....
비빔밥 한 그릇에 행복한 오후다.
저녁을 먹은 뒤 깜박이 등을 켜며 집으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돼 가고 있다.
애초에 월드컵 경기장까지 가려고 했으나 별로 아쉬운 마음도 없다.
오늘도 속도와 거리와는 무관한 또다른 관점의 자전거 타기는 이렇게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