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마음이 볶일 때는

햇살가득한 2009. 2. 15. 22:12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TV채널을 돌려도 화면만 바뀌고 있을 뿐 도무지 내가 그 안에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잠을 자도 그렇고, 책을 봐도 그렇고...

하여 오늘은 가방 수선을 좀 하기로 했다. 

하루 간단하게 다녀올 짐을 넣을 작은 배낭인데 양쪽 어깨 끈이 너무 벌어져 자꾸 추스려야 하는 불편한 가방이다. 

칼날을 넣어 꿰맨 곳을 뜯어 내고 벌어진 사이를 수술하듯 가위로 잘라내어 양쪽 어깨 간격을 좁히는 일이다.  

배낭을 멜 때마다 불편하여 수선 집엘 갖다 줄까 했었는데

손바느질을 우선 하여 틀을 잡아 주었다.

손바느질하면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데 넘쳐나는 게 무거운 시간이다. 

아무 생각없이 자르고 보니 테두리를 박은 바이어스를 이어지는 부분을 피해

잘라낸 뒤 이었어야 튼튼할텐데 미처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재봉틀로 한 번 더 박아 주었다. 

 

헤어짐. 그리고 날이 바뀐 게 불과 몇일.

내일부터는 무거운 시간을 날려 버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리고 다시 외로워져야겠다. 

그리고 그 빈 외로운 자리에 다시 사랑을 채워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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