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에 작년에 받아 둔 여러가지 도라지 씨를 뿌렸었다.
우리 집에서 50키로나 떨어진 곳에. 텃밭은 터에 딸린 밭이라는 뜻일텐데,
텃밭은 아니고, 심심풀이차 가게 되는 그런 밭 정도.
그러나 심심풀이로 들여다 보는 농작물이 되는 게 있을까?
뙤약볕에 본격적으로 일 하기 전에 한바퀴 휘 돌아 보며 준비 단계를 거친 뒤
(연잎을 빗물을 가지고 놀다가 쪼르르 굴려 떨어뜨리고, 어떻게 한 잎 슬쩍 해서 연잎밥을 쪄 먹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마당 한켠에는 앵두가 농익어 가고 있었다.
스무 알 쯤 따서 한 입에 넣고는 우물 거리다가 연이어 씨앗 뱉기.
내가 먹을 일은 없겠지만
애주가를 위하여 앵두술도 담고
먼저 와 깻모종을 하던 농사 날라리 디디는 호미를 던져두고 드러누웠다.
그래도 한 여름 옥수수를 따서 쪄 먹겠다고 소낙비 땀을 흘리면서 김을 매긴 맸네.
엄마 성화에 못 이겨 50키로를 달려 가 호미를 들게 한 이 밭.
나도 이런 것 좀 해 봐야지.
(before)
땅콩이란 놈은 신기해서 노란 꽃이 피고 난 뒤 열매를 맺기 전에 꽃에서 길게 뿌리를 내어 땅 속으로 들어가 땅콩 열매를 맺는다.
작년엔 땅콩 속성도 모르고 비닐멀칭을 해 줘서 소출이 적었다.
그나마 두더지 한테 다 뺐기고 씨앗 조금 남겨 둔 걸 올해 심은 터였다.
비둘기한테도 뺏길까봐 대여섯 알씩 심었는데 비둘기들이 입맛도 다시지 않아
소복하게 올라와 오히려 솎아 줘야 할 판이다.
뭐가 도라지인지 모르는 디디님은 큰 풀을 뽑아 놓으면 (솔직히 뽑는게 아니라 쥐어 뜯어 놓고) 내가 다시 작은 것을 뽑아 내고 (내가 김맨 곳은 오른쪽)
아기도라지
울 엄마가 내가 목이 약하다고 약 해준다며(5년은 키워야 약효가 있다는데..
5년동안 내가 돌봐야 할 판이다.)
이발한 것 마냥 요렇게 말끔해졌다.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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