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스키사고-스타힐리조트

햇살가득한 2010. 7. 8. 22:17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겨울의 통증

 

   

 

지금은 땀나는 여름. 하지만 내 몸은 붕대를 감은 채 겨울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14일 설날이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에 있는 스타힐리조트(구 천마산 리조트)에서 오후 리프트 권을 끊어서 스키를 탔습니다. 16시 30분쯤, 한번만 더 타고 가야지 하고 내려오다가 전봇대(야광 조명등 기둥)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코스는 아래의 C-line 이었고 빨간색 화살표시가 시작되는 곳이 사고 지점입니다. C-line 이 시작되는 곳은 급경사여서 일단 멈추어 섰다가 출발을 했고 출발지점과 전봇대와의 거리는 기껏해야 약 5~6 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그나마 가속도가 덜 붙었습니다.   

 

 

 

 

아래의 왼쪽 사진 "천천히"라고 쓴 부분의 오른쪽은 C-line, 왼쪽은 D-line 코스로 내려가는 갈림길인데 C-line으로 내려가다가 전봇대 콘크리트를 들이 받고 튕겨져서  D-line 으로 나가 떨어졌습니다. 원형인 전봇대는 앞에서(왼쪽 사진) 보기에는 평면 보호대가 설치되어있지만 옆면은(오른쪽 사진) 그대로 콘크리트였습니다.  난 운이 없게도 오른쪽 사진의 콘크리트를 오른쪽 갈비뼈 쪽으로 들이 받은 것이었습니다.

 

   

 

 

 

엎어져서 한동안 숨을 내 쉴 수도 들이 쉴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건너편에 패트롤 서너명이 서서 있었지만 나를 보지 못했는지 숨을 겨우 쉴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이 쪽으로 건너왔습니다.

000  패트롤이 후송을 하여 보건실로 갔고 보건실 직원은 여기 저기 움직여 보라고 하더니 뼈가 부러지면 걸을 수도 없다며 "타박상"이라고 하였습니다. 000패트롤은 사고기록일지에 타박상이라고 적었고 나도 그냥 타박상이길 바랬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사고 기록지에는 C-line, 즉 초, 중급용이 아닌 중, 상급자가 타는 D-line 으로 적혀 있었고 부상요인을 "자신의 스키 기술 과신"이라고 마음대로 적었습니다.)

  그리고 000 패트롤 팀장과 눈썰매를 타고 사고 난 지점에 가서 사진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전봇대에 맞게 원형으로 다 싸 놓았으면 사고가 덜 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패트롤 팀장 나보고 스키를 거꾸로 타냐고 오히려 큰소리였습니다. 저기쯤에 가서 박아야지 하면서 사고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까? 사고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순간에 일어나는 게 사고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측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최소한의 사고를 막는다고 생각합니다. 내 나름대로는 망 쪽으로 간 이유도 내 뒤로 내려오는 사람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래쪽에서 본 콘크리트 기둥의 조명등>

   

 

 

  

통증이 심해 병원엘 가야겠는데 설날이라 귀경하는 차량으로 차가 옴짝 달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갈비뼈가 8개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내렸고 입원을 하였고 2월 21일13:50분 보험관계의 000 부장과 통화를 하였으나 시즌권을 끊으면 보험처리가 되지만 당일권을 끊었기 때문에 보상을 해 줄 수 없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다시 들었습니다. 

 

 

 

 

8주 진단이 나오긴 했지만 병원에서는 의료보험 관계 때문에 떠밀려 퇴원을 하였고

통증은 여전했습니다. 사고이후 5월말까지 직장에 휴직을 하여 방안에서 갇혀(?) 지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사고 합병증으로 갈비뼈 통증은 물론 허리와 등의 통증, 부자연스러운 자세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소화 불량, 거기에 기력이 떨어지니 잇몸 통증 등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군요. 3개월을 그렇게 지내다가 더 이상 휴직을 할 수 없어 복직을 하긴 했지만 2010년 7월 9일 현재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통증으로 마음까지 우울해 질 때는 화가 납니다. 스키장에 전봇대는 무엇이며, 내 과실을 없다고는 하지 않지만 전봇대를 원형으로 싸 놓았다면 사고가 덜 했을 것이며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다가 일어난 사고이므로 진료비와 기타 배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키장에서는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대처를 해야 하나 고소를 할테면 하라는 식입니다. 안전 관리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 후에는 외면하는 우리 나라, 아직도 서비스 후진국임을 이번 스키 사건을 통해 절실히 느낍니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를 찾아갈 엄두도 못 냈고 복직을 하고는일에 밀려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통원 치료를 하면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세상의 부조리는 들춰내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스타힐리조트 뿐만 아니라 주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하여 관할지의 체육 시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남양주 시청에도 책임을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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