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볶고

도라지차 만들기

햇살가득한 2012. 10. 11. 22:23

아침에 따뜻한 물을 마시지 않으면 1교시부터 목은 즉각 반응을 한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힘겹다. 

인삼 가루 차 한 봉지에 잡꿀 한 숟갈을 타서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신다. 

목에는 도라지가 좋다고, 도라지청을 선물로 받기도 했었지만, 이것은 먹기가 불편하다.

3년전 엄마와 나는 여주 남의 밭을 빌려 도라지를 심었다. 나를 위해 심는다고 엄마는 일하기 싫은 나를 꼬셨지만 경작본능이 강한 엄마는 뭐라도 심어야 하는 게 취미생활이었다. 

밭을 삽으로 뒤집어 고랑을 만들고 몇 번 허리가 끊어질동 김을 매 주줘서 그렇게 키운 3년된 도라지. 

그 도라지를 이번 추석에 제사 상에 놓으려고 몇 뿌리 캐고 몇 뿌리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 

도라지차라... 백화점에 가서 맛을 봤는데 괜찮았다.

도라지를 씻어 잘게 썰어 말리고 볶는다. 타지 않도록 잘 뒤적여 주는 게 관건이다.

그리고 차로 끓일 때 한번 씻어서 약한 불에 오래 끓이면 그만. 

구수하고 좋다. 특히 목에 좋다고 하니 많이 마셔야겠다. 

그런데 밭주인이 땅을 반납하란다. 1년생도라지를 어디다 옮겨 심어야 할지... 


내 땅이 생기면 흰색 보라색 도라지 꽃을 분리 해서 심으려고 얼마 되지 않은 흰색 도라지 씨앗을 따로 받아 뒀다.

집 주변에 도라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 상상으로도 즐겁다.

가을 되면 몇 뿌리씩 야금야금 캐 먹기도 하면서.

 

 

 

 

말린 도라지.

 

 

볶은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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