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강릉으로 발령이 났다.
학교도 나고. 배려를 많이 해 주셨다.
눈이 오고 있어서 언제 내려갈까 하다가 내일로 날을 잡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밤에도 오고 내일부터는 해가 일주일동안이나 난다.
집을 구해야 하는데... 교감샘은 집부터 구하고 그다음에 일을 하란다. 집이 안정돼야 일도 잘 되는 법.
어제는 바닷가에 아파트를 별장으로 갖고 있는 김샘이랑 통화를 했다.
대뜸 자기네 집에서 한달 정도 살면서 천천히 집을 알아보란다.
내 생각에도 서둘러 집을 얻게 되면 또 이사를 해야 하는 일이 생길지 몰라서 여관에 가서 한달간 자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선생님은 선뜻 집을 내어 주신다고 하지 않는가.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또 임선생 얘기로는 내가 갈 학교에 아는 분이 있다는 얘길 듣고는 정말 세상이 좁고, 많은 덕을 쌓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내게 돌아올 마음씀의 부메랑이 복되는 그런 날을 위해서 말이다. 아니 꼭 내가 다시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에게 너그럽게 대하면 좋지 아니한가.
짐은 한달 생활할 것만 싸는 중이다.
작년에 상해에서 한 달간 생활하면서 기내용 캐리어 하나에 28리터짜리 배낭 하나가 전부였는데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만.
있는 생활도구에서 몇개씩만 고르니 이런 기분이 들겠지. 정작 지금 싼 짐만 갖고 산다면? 물론 내가 직장생활을 안 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갈아입을 몇벌의 옷을 챙겨 넣었다.
낯선곳에서 7년만에 막상 혼자 살 생각을 하니 좀 두려운 것도 있지만, 늘 안정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지 않았던가 말이다.
3월 지나고 4월이 되면 봄바람도 불 것이고 꽃도 필 것이다. 낮은 산에도 소나무로 둘러싸인 강릉에서의 생활은 즐거울 것이다. 상큼한 자연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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